최근 미국 방송업계에서 TV 시청률 문제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습니다. 넷플릭스, 유튜브, 스마트TV, OTT 서비스 등 다양한 플랫폼이 시청자들의 주의를 나눠 갖는 상황. 하지만 여전히 광고주는 이렇게 묻습니다. "그 광고, 누가 봤어요?"
수조 원이 움직이는 광고 시장에서 시청률은 돈과 직결됩니다. 그런데 지금은 '그 돈의 기준'이 제각각이라는 게 문제입니다. 시청률을 측정하는 기관마다 방식과 샘플이 다르고, 그 결과도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닐슨: 패널 가구에 장비를 설치해, 사용자가 직접 버튼을 눌러야 시청으로 기록됩니다.
티비전: TV 앞에 앉은 사람의 얼굴을 인식해 몰입 정도까지 파악합니다. 샘플 수는 약 6000가구.
비디오AMP: 셋톱박스와 스마트TV를 활용한 자동 콘텐츠 인식(ACR) 기술로, 1억 5000만 대 이상의 기기를 실시간 분석합니다.
결과적으로 같은 방송을 보고도 기관마다 시청률 수치가 다릅니다. 실제로 이들 세 기관의 결과가 일치한 비율은 56%에 불과했고, 나머지 44%는 서로 다른 데이터를 내놓았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방송사와 광고주는 자신에게 유리한 데이터를 골라 사용하게 되죠. 이를 '체리피킹'이라고 합니다. 결과적으로 신뢰도는 떨어지고, 시청률은 객관적 기준이 아닌 협상의 수단이 됩니다.
그래서 미국은 이제 '단일 기준'을 포기하고, 다양한 측정 방식을 모두 인정하는 다중 시스템으로 전환하고 있습니다.
📊 단순 시청률에서 '몰입률'로
요즘은 단순히 '봤다'보다 '얼마나 집중해서 봤는가'가 더 중요해졌습니다. AI와 머신러닝 기술이 발전하면서, 시청 시간은 물론 시선 추적, 감정 반응까지 측정하려는 시도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광고 중에 시선을 다른 데로 돌렸는지, 어떤 장면에서 더 오래 머물렀는지 등을 분석합니다.
하지만 이 역시 쉬운 문제는 아닙니다. 시청자의 얼굴을 인식하고 데이터를 분석하는 과정에서 사생활 침해 논란이 계속되고 있고, 기술의 정확성도 여전히 논란입니다.
한국도 비슷한 문제를 안고 있습니다. 넷플릭스, 유튜브, 티빙, 웨이브, 쿠팡플레이, IPTV 등 플랫폼은 다양하지만, 이 모든 데이터를 통합해 분석하는 시스템은 아직 부족합니다.
방송통신위원회가 '통합 시청점유율 조사'를 도입했지만, 업계와 소비자들이 얼마나 신뢰할지는 아직 미지수입니다.
광고주와 콘텐츠 제작자, 시청자 모두가 납득할 수 있는 투명하고 공정한 기준이 절실히 필요한 시점입니다.
📺 한줄평: 시청률은 숫자가 아닙니다. 기준이 흔들리면 믿음도 흔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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